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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Day in the Life/The Military

군대 이야기 7 - 첫 번째 휴가

by JK from Korea 2022. 7. 1.

군대에서 첫 번째 휴가는 말로 표현하기 힘든 감정들의 연속이다. 마냥 좋다, 기쁘다, 기대된다 등의 표현으로는 부족하다. 

 

[휴가 과정 ① : 휴가 시기 정하기]

개개인마다 다르겠지만 일반적으로 휴가 출발 3일에서 일주일 전, 혹은 그전부터 휴가 기간이 정해진다. 급하게 나가고 싶어서 간부한테 따로 명확한 의사를 표현하지 않는 한, 개인마다 휴가 순서라는 것이 있고, 순서가 되면 차례차례 나간다. 휴가 출발 날짜가 정해지면 그때부터는 시간이 정말 안 간다... 특히 휴가 출발 일주일 전부터 시간이 멈춘다.

 

첫 번째 휴가는 “신병 위로 휴가”라고 한다. 신병 100일 위로 휴가는 일반적으로 입대 100일 경 나갔다 온다. 나의 경우 신병 위로 휴가를 입대 190일 만에 나갔다. 사실상 신병은 한참 지나고 나간 셈이다... 나의 경우는 특수 케이스로 코로나, 부대 훈련 등 다양한 이유들로 미뤄진 것이다. 이처럼 특수한 경우 아니면 육군 지침상 100일 앞뒤로 무조건 나가야 한다. (아니면 병사가 극단적 선택을 할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휴가 과정 ② : 휴가 기간 정하기]

부대마다 차이가 있지만, 휴가 기간 정하는 것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1. 병사가 원하는 날짜에 원하는 기간만큼 나갈 수 있는 부대
  2. 간부가 지정한 날짜에 지정한 기간 동안만 나갈 수 있는 부대

 

1번의 경우 큰 문제 없이 휴가를 즐길 수 있고 휴가를 나가기도 편하다. 2번일 경우 휴가 나가는 시기나 기간에 대한 불만이 생길 가능성이 높으며 이를 해결할 수 있는 팁을 주겠다.(나는 2번 같은 부대이다..ㅎㅎ)

 

원할때 휴가를 나가고 싶은가? 그러면 부모님 찬스를 사용하면 된다. 중요한 것은 이를 신중하게 사용해야 한다. 처음 사용할 때 가장 효력이 강하고 병사가 힘이 없을 신병 위로 휴가 때 사용하기에 적합하다.

 

병사의 부모님이 직접 간부한테 전화 혹은 문자를 하면 부대 측에서도 무시하기 힘들다. 부모님 찬스는 군대 특성을 역이용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이다. 군대 특성상 나이, 계급, 선후배 등의 요소들이 개인의 위치를 상징한다. 병사의 부모님의 경우 대부분의 경우 간부보다 나이가 많다. 또한 가족이 늘 국가보다 우선이다. 지킬 가족과 사랑하는 이들 때문에 군 복무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부모님의 공손한 부탁은 짬찌들의 히든카드나 마찬가지이다.

 

첫 휴가를 나가는 짬찌때 간부와 1대 1로 정면돌파를 해봤자 병사만 손해 본다. 아직 잃을 것도 많고 군생활 꼬이기 딱 좋기 때문이다. 직접 부딪치지 말고 간부들을 늘 out think 하는 방법을 찾자.

 

[휴가  과정 ③ : 휴가 계획 세우기]

나는 연등 시간을 활용해서 다음과 같이 휴가 계획을 세웠다.

 

① 휴가 달력

 

② 휴가 일자별로 예상 스케줄

 

③휴가 때 만나야 되는 사람들 (약속들), 휴가 출발 때 챙겨야 되는 것들, 휴가 복귀 때 챙겨야 되는 것들

 

 

나는 계획을 구체적으로 세우는 편이라 이렇게 준비했다. 미리 계획을 세우면 효율적인 시간 관리와 좀 더 차분한 마음으로 휴가를 즐길 수 있는 것 같다. (두 번째 휴가때는 계획 없이 대부분의 시간을 보냈고 비교적 어수선한 휴가였다.)

 

[휴가 과정 ④ : 휴가 즐기기]

휴가는 미친듯이 즐기면 된다. 사고 치지 않는 선에서 사회를 즐기다가 돌아오면 된다. 혹시 반입 금지 물품을 들고 복귀하고 싶으면 바지 안쪽에 잘 숨겨라. 물론 걸리면 개인 책임이다 ㅎ

 

늘 그렇지만 휴가는 눈 깜짝할 사이에 지나간다. 그래서 휴가 때 쓸데없는 생각은 하지 않길 바라는 마음에서 몇 가지 팁을 정리했다.

 

  1. 휴가 1일차 : 휴가 출발과 동시에 부대에 내가 없는 동안 무슨 일이 생길까 봐 걱정될 수도 있다.

→ “군대는 나 하나 없어도 잘 돌아간다.”

  1. 휴가 n 일차 : 사회는 나 없이도 잘 돌아가지만, 내가 없는 동안 크게 바뀌지 않는다는 것 또한 깨닫게 된다.

→ “내가 부대에 있던 시간이 그닥 길지 않았기 때문이다.”

  1. 휴가 복귀 하루전 : 가슴이 답답하고, 숨이 잘 안 쉬어지고 돌아가기 싫다. 부대 생각만으로 어지럽다.

→ “익숙해져라. 늘 그렇다.”

 

이상 군대 휴가 정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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