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모든 것을 기억하는 남자 (Memory Man)
작가: 데이비드 발다치
날짜: 2021.06.28
말(語)의 무게
[책 소개]
군대에서 처음으로 끝까지 읽은 장편소설이다. 추리소설로 주인공이 과잉기억 증후군을 앓고 있는 배경에서 시작된다. 과잉기억 증후군은 본인이 본 것, 느낀 것, 들은 것 등 모든 기억을 완벽하게 기억할 수 있는 능력이다. 책에서는 이 능력을 때로는 축복, 때로는 저주로 그려낸다. 주인공의 능력부터 구미가 당기는 책이었다. 유난히 초인간적인 능력은 아님에도 주인공의 직업이 형사임을 고려했을 때 스토리가 예상치 못한 포인트들로 가득 차있다. 주인공의 능력에 대응할 만한 사건을 계획한 범인이 누구일지 추리하려고 하다 보면 어느새 책은 끝나가고 있다. 책에서 나오는 모든 사건들이 하나의 큰 그림을 그리고 있기 때문에 기승전결이 완벽했다. 비록 범인의 등장이 예기치 못하여 내용이 산으로 가나 했었는데 다행히 그러지는 않았다.
[가해자이자 피해자를 담는 책]
주인공의 능력은 특별하고 책의 사건들은 확연하게 주인공을 중심으로 풀어진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이 가능한 이유는 주인공의 능력에 대적할만한 악당이 존재하기 때문이고 그 악당이 탄생한 배경은 그 무엇보다도 흥미롭다. 그 배경은 단순히 “아무 생각 없이, 아무 의도 없이 던진 말 한마디”가 나은 원한 때문이었다. 말한마디로 천냥 빚을 갚는 것이 아닌 말 한마디로 평생 씻지 못할 상처를 줄 수도 있다는 점을 강조하는 듯한 작가의 외침이었다. 읽을 때는 미처 몰랐지만 작가가 단순히 추리 소설 이상의 메시지를 전달하려는 것 같다. 주인공에게 무한한 상처를 남긴 악당은 결국 피해자이자 가해자인 것으로 밝혀진다. 환경으로 인해서 살인을 저지르는 범죄자로 성장할 수밖에 없을 수도 있던 것이다. 본인의 상처의 원인을 없애기 위해 살인을 정당화할 수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 우리는 흔히 뉴스에 나오는 끔찍한 사건들을 보고 가해자가 법에 의한, 정의에 의한 결과를 맞이하기를 바란다. 하지만 피해자의 입장이라면 법에 의한 처벌이 만족스러울까? 그것은 피해자만이 아는 심정이라고 생각한다. 어찌 보면 가해자가 또 다른 가해자를 낳는 악순환의 연속이 사회를 물들이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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